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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 '라틴어 성경'·독도 표기 '서양 고지도' 경매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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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 구텐베르크(1397-1468년), '라틴어 성경', 1454년, 액자와 종이에 인쇄, 37.5x26.5cm

요하네스 구텐베르크(1397-1468년), '라틴어 성경', 1454년, 액자와 종이에 인쇄, 37.5x26.5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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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인쇄한 '라틴어 성경' 중 한 장과 16~19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 '독도'가 표기된 '서양 고지도' 10장이 국내 경매에 출품작으로 등장한다. 특히 라틴어 성경 낱장이 공개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양고지도들은 '동해-한국해', '독도', '울릉도' 등이 표기돼 있어, 국가 간 영유권 갈등문제에서 활용도가 클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경매 주최측 마이옥션 관계자는 "소장자가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허락하진 않았지만 고지도 수집으로는 일가견이 있는 한국인 50대 수집가로, 이번에 작품들을 내놨다"면서 "독일 고서판매상으로 부터 사들인 구텐베르크 '라틴어 성경' 낱장과 청년시절 부터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모아온 고지도 중 일부를 이번 경매에 내놨다"고 밝혔다.
이번에 출품된 구텐베르크가 1454년 인쇄한 '라틴어 성경 Latin Bible' 중 한 장은 '구약', '민수기' 7장의 마지막 절과 8장의 첫 부분이다. 지난 1920년 11월 9일 소더비 경매에서 가브리엘 웰스가 구입한 후 소수의 수집가들로 소유주가 바뀌면서 전 세계로 퍼진 작품 중 하나다. 해외 경매에서 출품되는 성경은 주로 1쪽이었으나, 이번 옥션에서 출품되는 성경은 앞뒤로 2쪽, 즉 1장으로 돼 있다. 보통 구텐베르크 라틴어 성경의 낱장본은 책을 제본한 뒤 부족한 부분을 추가하거나, 성경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일부 인쇄했던 것이다. 이러한 낱장본을 두고 에이 에드워드 뉴턴(A. Edward Newton)은 ‘귀족의 조각’이라 표현한 적도 있다.

구텐베르크 성경의 3가지 워터마크는 OX head(소머리), Grapes(포도송이), Walking OX(걸어 다니는 소)로 구성돼 있는데, 특히 이번 출품작에는 OX head(소머리)의 워터마크가 있어 진본임을 증명하고 있다. 한국에는 전혀 소장된 기록이 없는 이 작품의 추정가는 9500만원에서 1억2000만원 수준이다.

구텐베르크는 중세 독일의 마인츠 지방에서 주조공으로 일한 경력을 바탕으로 서양에서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낱자)를 발명한 사람이다. 구텐베르크 성서는 현재 유네스코 지정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돼 있다. 한 쪽당 2개의 단으로 나뉘어 있고, 한 단은 각 42행이다. 이를 두고 ‘42행 성서’라고도 부르는 이유다. 처음 인쇄된 성경은 총 4권이 남아 있다. 현재 남아 있는 구텐베르크 성경은 주요 학술기관, 종교단체, 대학에서 소장하고 있다.
한 소장가가 구텐베르크 '라틴어 성경'외에도 내놓은 서양 고지도들에는 한국(조선)과 한국해, 동해, 독도 및 울릉도가 포함돼 있어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 허구임을 역사적으로 증명하는 자료라는 데 의미가 있다. 총 12점 중 증거 자료로 쓰일 수 있는 지도는 10점이나 된다.

당빌 D'Anville(1697-1782년), 조선왕국전도(한국지도), 1735년, 종이에 인쇄, 61x46cm

당빌 D'Anville(1697-1782년), 조선왕국전도(한국지도), 1735년, 종이에 인쇄, 61x46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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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한국해 또는 동해로 표기된 지도 중에는 1679년에 제작된 장 바티스트 타베르니에가 그린 일본지도가 있다. 한국을 섬으로 표기하며, 현 동해의 위치에 ‘OCEAN ORIENTAL(동양의 바다)’ 과 ‘MER DE COREER(한국해)’로 명기해 17세기 후반 동해에 대한 서양인들의 인식이 동해 또는 한국해로 돼 있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 지도는 700만~900만원으로 추정된다. 더불어 18세기 중반부터 후반까지의 지도에도 'The Eastern or Corea Sea(동해 또는 한국해)', 'Sea of Corea(한국의 바다)' 등으로 표기돼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독도(獨島, Tchian chan tao)'와 '울릉도(鬱陵島, Fan ling tao)'의 표기가 돼 있는 지도는 1735년 제작된 당빌(D’Anville)의 '조선왕국전도'가 대표적이다. 현재의 지도상의 위치와는 조금 차이가 있으나 한국의 영토로 독도와 울릉도를 표기해 그 당시부터 한국의 땅임을 알 수 있다. 추정가는 500만~800만원 수준이다. 16세기말 제작된 일본 지도 상 한국이 표기된 루도비코 테이세라(Ludovico Teisera)의 지도도 출품된다.

이번 경매는 서울 종로구 관훈동 공아트스페이스 2,3,4층에서 21일부터 오는 27일까지 프리뷰 전시를 거쳐 28일 오후 5시 열린다.
장 바티스트 타베르니에(1605-1689년), 한국해동해지도(일본지도),1679, 종이에 인쇄, 60x83cm

장 바티스트 타베르니에(1605-1689년), 한국해동해지도(일본지도),1679, 종이에 인쇄, 60x83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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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진희 기자 val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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